쥐는 어떻게 웃는가
(『개는 어떻게 웃는가』, 김병용,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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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어떻게 웃는가 - ![]() 김병룡 지음/작가 |
소설집 『개는 어떻게 웃는가』는 요즘 나오고 있는 소설집과 사뭇 다른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잘 팔리는 책이 대세입니다. 베스트셀러가 될 만한 책의 특징은 별 거 없습니다. 대중에 입맛에 맞게 문장이 쉽게 써져 있고, 그로테스크하거나 비현실적, 동화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잘 팔리는 소설을 쓰는 작가들을 폄훼할 마음은 전혀 없지만, 배가 아픈 것은 감출 수 없는 사실입니다. 반면에 『개는 어떻게 웃는가』는 읽는 맛이 살짝 팍팍합니다. 문장, 문장 곱씹을 곳이 잦습니다. 그러다 보니, 꽤 더디게 읽히게 됩니다.
『개는 어떻게 웃는가』를 쓴 김병용 선생님은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강의를 합니다. 그의 강의 스타일을 아는 사람이라면 소설 속의 문장이 그의 모습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문장이 사람 같다는 말이 이상하지만, 정말 문장이 그와 닮았습니다. 수업 내용과 진도에 충실하고 어쩌다 옆길로 새기라도 하면 옆길만 곧이 갑니다. 어쩌다가 농담이라도 하게 되면 짧게 한 오초만 웃고 넘어갑니다. 그는 농담도, 수업도 제 갈 길을 갑니다. 소설 속의 문장과 마침표도 제 갈 길을 갑니다. 가벼운 문장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요즘 소설가 차별화 되는 그의 소설에는 독자를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개는 어떻게 웃는가』는 집단에서의 폭력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장의 개」에서는 군대식 집단주의 체제에 살아가고 있는 기능 훈련원들에 대한 이야기가, 「개는 어떻게 웃는가」에서는 남성이 받는 사회적 폭력과 그 응분을 가정에서 풀어내는 남성의 이야기가, 「산행」에서는 소위 운동권 사람들이 서로에게 주는 도덕적 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소심한 사람들입니다. 폭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서 그것에 직접적으로 싸울 용기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아들이면서도 체념하며 살아가는 듯합니다.
저는 이 소설집을 읽으며 권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회, 가정, 집단 등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개인에게 얼마큼의 폭력을 일삼을 수 있는지, 우리가 정당하다고 생각되는 그 폭력이 어떤 이들에게는 목숨을 끊을 만큼의 아픔이 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노무현 前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도 집단의 폭력이라고 생각됩니다. 정치하는 인간들은 아무래도 한 개인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권력을 갖고 있는 것이 불만이었던 모양입니다. 우리는 「원장의 개」에 등장하는 원장의 잃어버린 잡종 개 같은, 허망을 쫒아 살아갑니다. 그 허망은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인식하면서도 살기 위해 허망을 쫒아야 합니다.
「개는 어떻게 웃는가」를 읽으면서 저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쥐는 어떻게 웃는가?’라는 질문을 속으로 해보았습니다. 개는 적어도 인간을 따르기 때문에 왠지 진짜로 웃을 것도 같지만, 쥐는 쥐구멍 속에서 제가 벌여놓은 일을 지켜보며 어둡게 웃고 있을 것 같습니다. 자꾸 소설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쥐가 생각나다가, 이런 말도 떠오릅니다.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은 잡는다.’ 이 말이 머릿속에서 떠오르지 않습니다. 저도 노무현 前 대통령 서거 이후, 책읽기가 힘듭니다. 서평을 써야 하는데, 자꾸 헛소리를 하게 됩니다. 김병용 선생님에게는 죄송하지만, 자구 쥐새끼가 웃고 있을 것 같아 기분이 나쁩니다. 그러면서 자꾸 가슴이 쓰립니다.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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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풍경 - ![]() 김병용 지음/엘도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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